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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대형 컨퍼런스의 메인 사진사 되기

일상예술가 2009. 9. 22. 11:08
 
안녕하세요!
23년 경력의 아마추어 사진사 정진호 입니다. :)

지난 9월17(목)~18(금) 양일간 제주에서 열린 LIFT Asia 2009라는
국제적 행사의 메인 사진기사로 자원 봉사를 하고 왔습니다.

학부모/직장인이라 운동회/사내행사는 자주 찍지만
국제 규모의 대형 컨퍼런스의 메인 사진사는 처음이라
몇 가지 배운것을 공유해드리고 싶네요. 

[참고]
-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며 직업 사진사는 아닙니다
- 다만 사진을 찍는 것을 즐깁니다.
- 본 행사는 자원봉사 사진사로 초청받았습니다.
- 사진의 목적은 행사스케치/기록/공유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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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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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참석한 LIFT Asia 2009는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디어와 영감을 줄 수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자리 입니다.

제주 ICC에서 행사가 열렸고 약 400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발표자당 20~30분의 발표가 3~4개씩 이어지고 중간에 휴식시간이 있습니다.
컨퍼런스 시설 만큼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지만
실내가 어두워 사진 촬영에는 어려움이 큰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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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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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3가지 장비만을 사용했습니다.
- EOS 5D Mark II
- 24-70 F2.8L
- 70-200 F2.8L 

원래 제가 사용하던 장비는
EOS 5D + 24-105 F4L + 70-200 F4L 인데
불의의 사고로 전부 이별을 했고, 지인들 통해 위의  장비를 빌려갔습니다.
가만히 보니 이전 장비에서 전부 한단계씩 업그레이드 된 장비군요. ^^

행사 전날 빌려서 손에 익지 않았지만
오래전 부터 Canon 장비를 주로 써와서
별다른 어려움없이 사용방법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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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찍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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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기록한다는 것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행사 스케치'라는 용어를 쓰기도 합니다.
즉 행사와 관련된 모든 것을 시간대 별로 기록한다는 의미죠.

피사체는 다음과 같이 4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발표자





2) 청중


3) 행사장



4) 자원 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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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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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트로브는 잊어라

대규모 행사에서 스트로브를 사용하는 것은 발표자, 청중, 방송팀 모두에게 방해가 됩니다.
스트로브 대신 ISO 1600~3200으로 사용하면 됩니다.
셔터스피드는 화각에 따라 다르지만
광각에서 1/100, 망원에서는 1/200초 정도 나올 수 있도록
ISO를 많이 높여야 합니다.




후보정을 통해 노이즈는 제거할 수 있지만
손떨림 사진은 방법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2) 사진사의 특권

행사사진의 핵심은 다른 사람이 접근 할 수 없는 영역에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발표자 바로 앞, 무대 뒤쪽 등입니다.



일반 청중들은 발표자를 앞쪽에서만 볼 수 있지만
사진사는 발표자 뒤쪽, 무대 뒤 등 다양한 곳을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TV다큐멘터리를 생각해 보세요. 카메라가 어디를 찾아가는 지...
사진사는 보통 사람이 갈 수 없는 곳을 갈 수 있다는 특권이 있습니다.
이 특권을 잘 이용해서 사진사의 의무를 수행하세요.



3) 주최측과 발표자가 원하는 것은?

주최측과 발표자가 원하는 것을 무엇일까요?
주최측은 가능하면 성공적인 모습의 행사를 남기고 싶어 합니다.
화려한 컨퍼런스장, 청중으로 쫙 찬 객석, 진지한 모습의 관객, 열심히 일하는 스탭 등.






발표자는 대형 무대에서 발표하는 모습(광각)과 함께
열정적으로 이야기 하는 자신의 모습(줌인)을 원합니다.















또한 자원봉사자들은 나중에라도 큰 행사에 참여 했다는 것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으면 좋겠죠.




결국 사진사는 부지런히 이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아야 합니다.


4) 편집

2일간의 행사를 통해 약 650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최종적으로 약 400장의 사진을 남겼습니다.

직업적인 사진사들은 한장 한장 정성들여 편집을 하겠지만
저는 아마추어이고 너무 많은 시간을 사진 편집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사진의 용도가 주로 기록/온라인을 통한 공유이므로
빠른 편집을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 RAW를 사용하지 않음
- Medium Fine (4,080 x 2,720) 사이즈 이용
- ACDSee를 이용한 Crop 및 수평 맞춤 
- 약간의 노출 보정

위의 방법을 사용하면 1장의 사진을 30초 이내에 후보정 할 수 있습니다.


5) 공유

멋진과 함께 촬영 즉시 사진이 공유된다면 더욱 좋습니다.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도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저는 Flickr Pro계정을 사용하며 현장의 사진을 30분 단위로 업데이트 했습니다.

한명의 발표 시간을 20~30분 정도로 생각하고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했죠
- 발표자 촬영 10~15장 (10분)
- 편집 (5분)
- 업로드 (5분)
- 사진 설명 추가 (5분)

이렇게 하면 발표 종료와 동시에 발표자는 자신의 사진을 볼 수 있답니다.

30분 단위로 촬영+편집+공유를 한 결과
행사가 종료되는 시점에 400장의 사진이 모두 온라인으로 공유 되었고
저는 편안한 마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참고로 Flickr 업로더는 원본 사이즈의 이미지 대신
2048 정도로 크기를 줄이면 2배이상 빠른 속도록 업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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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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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서 자원봉사 사진사로서의 사명은 충분히 완수 했다고 생각하지만
결정적인 아쉬움이 하나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400장이 넘는 사진 중에 제 사진이 단 한장도 없다는 것!
집에 돌아와서 아내가 '당신 사진은 없어요?'라는 질문을 했을 때 겨우
제 사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비록 제 사진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즐길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내년에도 다시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