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이 함께 미국 포틀랜드로 여름 휴가겸 영어 캠프를 떠난 지 10일 후,
저는 출근을 위해 먼저 귀국을 했고
아내와 아이들은 3주 후에 한국에 옵니다.


즉 20일짜리 기러기 아빠가 된 것이죠.
기러기 아빠가 되기 전에는
'난생 처음 혼자 있게 되는 시간을 신나게 즐기자 하!하!'라는 생각을 했으나...
막상 혼자 있게 되니 상황이 전혀 다르게 흘러 갑니다.

10일이 지난 시점에서 몇가지 느낀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장점]
1. 생활비 절약
아침에 일찍 나가 저녁에 늦게 들어오니
전기도 별로 안쓰고 먹는 것도 대충 먹고 집에서 돈 쓸일이 별로 없네요.

2. 사회적 관계
직장 동료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가족이 있을 때는 거의 칼 퇴근 했는데
퇴근 후 재즈 공연도 가고 분위기 있는 까페도 가고
업무 시간 이외에 팀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었네요.

3. 개인적 시간
퇴근 후 개인 시간이 3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뭘 해도 재미가 없어요. ㅠㅠ;
빈둥거리다 홀로 잠이 듭니다.



[단점]
1. 외로움
너무나 외롭습니다.
'혼자 고독을 즐겨야지'라는 처음 생각과 달리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잠들고 아침에 혼자 일어나는 것이
이토록 괴롭고 쓸쓸한 것인지 처음 깨달았습니다.

2. 식생활
집에서 식사를 거의 안하게 됩니다.
아침은 회사 카페에서 점심은 동료들과
그리고 저녁은 회사 근처에서 해결하거나
집과 10분 거리에 있는 처가집에서 해결합니다.

3. 관계 유지 비용
가족이 없으니 사회적 관계 기회가 늘고
맥주도 한잔 하고, 저녁도 함께 먹고 하니
집에서 절약한 생활비가 사회적 관계 유지 비용이 조금 늘어납니다.


[느낀점]

1. 스카이프  
무료로 화상 전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Skype
정말 훌륭한 서비스입니다. 고마워요.

2. SMS 안부
가까운 지인들이 홀로 지내는 기러기 아빠를 위해
종종 문자를 넣어 주시는데 큰 힘이 됩니다.
진짜 진짜 고맙습니다.

3.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하는 시간
저는 제 자신을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족과 떨어진 우울한 느낌을 극복하는데 10일이나 걸렸습니다.

4. 대단한 기러기 아빠들
주위에 아는 기러기 아빠들이 몇명 있는데...
직접 겪어 보니 정말 대단한 분들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절대 못 할 것 같아요.


[끝으로...]
외로움을 알고 이해하는 것과 외로움을 직접 느껴 보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
왜! 영화에 등장하는 외로운 사람들이 혼자 우울하게 사는지 이제 조금 이해할 것 같아요.
우울증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도 조금 알 것 같구요.


이제 10일만 기다리면 되네요.
말복인 오늘, 혼자 청소하고 혼자 잘 놀고 있습니다.



곧 만나요!  내사랑들! ~  *^^*
아빠 잘 지내고 있어!


Posted by 정진호 일상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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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쏭군 2010.08.08 16:28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 결혼 2년차인 새내기입니다만~
    혹시 저도 나중에 필요할지 모르는 정보들이라 긁어갑니다~
    컴퓨터에 고이 모셔 둬야겠네요~

    마지막 10일! 즐겁게 스퍼트하세요~~!!!!

    • 정진호 2010.08.10 08:24 Address Modify/Delete

      유비무환의 태도 훌륭합니다. ^^
      혹시 생길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오래 겪고 싶지는 않아요.
      고맙습니다!

  2. BlogIcon seokzzang 2010.08.09 14:0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요즘 엄마랑 얘들이 처가댁에 가서 주말에만 와서..기러기 아빠 신세인데..퇴근 후에 쓸데없이 빈둥거리다 늦게자는 바람에..늦잠을 자네요^^:생활리듬이 좀 깨지는 느낌^^

    • 정진호 2010.08.10 08:24 Address Modify/Delete

      네 맞아요. 생활리듬이 깨지죠.
      퇴근 직전의 마음과 집에 도착했을 때의 마음이 확 달라지네요.
      주중 기러기 신세군요. 파이팅!

  3. BlogIcon 왕구라 2010.08.10 06:1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절약된 생활비 - 사회비용) - 나머지 가족들 여행 경비 = 마이너스 통장 ㅋㅋㅋ

    잘 지내시죠? 부디 형수님이랑 가은, 준영 다들 무사히 귀국하시길. :)

    • 정진호 2010.08.10 08:21 Address Modify/Delete

      오! 날카로운데요. 맞아요. 남는 것은 마이너스 통장이지만...
      정말 멋진 경험을 위해서는 적당한 투자가 필요하죠.
      좀더 늦기 전에 기회가 있을 때 바로 실행하는 결단력! :)

    • 정진호 2010.08.10 08:22 Address Modify/Delete

      그나저나 이거 언제 한번 시간내서
      가족모두 서니베일 한번 가야하는데...

      간절히 원하면 기적이 생기겠죠?
      가족모두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도드릴께요!

  4. dadae 2010.08.10 20:32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ㅎㅎ 사진 너무 재미있네요

    • 정진호 2010.08.11 08:22 Address Modify/Delete

      점점 혼자 놀기에 익숙해지고 있어요. ㅠㅠ;
      이제 1주일만 기다리면 되요. ^^

  5. BlogIcon 왕구라 2010.08.11 10:0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맞아요.. 정말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면 이뤄질 거라 확신합니다. :) 저두 꼭 기도할께요.

  6. 기웅 2010.08.13 07:22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가정적인 남편, 아빠신것 같어요.^^. 혼자있을때는 건강이 우선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고요~

  7. BlogIcon 박군 2010.09.30 11:52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열흘후면 올레 남편이 됩니다. 대략 2주간..
    경험담 참고해서 알찬 시간을 가져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