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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검사내전 - 김웅 본문

책 이야기

[독서일기] 검사내전 - 김웅

일상예술가 2018. 1. 25. 00:26




드라마가 아닌 현실 속에서, 조직 속에서 검사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 솔직하고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생활형 검사’라고 지칭하는 김웅 검사님은

인문, 음악, 미술, 회화, 예능. 게임 다방면에 해박한 지식과 독서를 하시는 분 같아요. 물론 메모도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멀기만 한 검사의 직업 세계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강추합니다.  

그러나! 살면서 검사를 만나는 상황은 가능하면 생기지 않는 것이 좋겠죠.


공대출신의 저와 달리 곳곳에 등장하는 다양한 비유가 매우 유쾌 하고, 이런 문장력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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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p. 서열 3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선수 마루앙 펠라이니 처럼 생겼다 (외모+반칙)


177p. 옆방 직원들은 쿵후팬더에 나오는 <타이렁의 탈옥>처럼 전대미문의 활극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에 가득찬 눈빛이었다. 


191p. 그런 말은 벤츠와 와인에 물릴대로 물려 훌쩍 떠나는 라다크 여행과 같은 것이다. 


197p. 섯다가 F1 경주라면 고스톱은 물풍선 던지는 카드라이더 게임에 불과하다. 


224p. 허무맹랑한 말로 끝을 맺는 명사들의 특강을 듣는 것은 더욱 고역이다. 그럴때마다 '울프-비더만' 혜성이라도 떨어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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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구절 몇 문장 공유합니다.



26p. 언론에 자주 나오는 검사보다 재배당과 이송을 적게 하는 검사가 좋은 검사이다.


31p. 청자고둥 - 사람을 즉사 시킴. 이쁘지만 치명적.


33p. 할머니! 옥시크린은 언제 넣어 드릴까요? ^^


36p. 우리나라의 형사소송 절차와 판례는 피의자에게 도주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49p.  정치와 권력의 힘은 성층권에서 행사되기 때문에 그것이 얼마나 비열하고 무서운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51p.  나는 '또라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행동해야만 했기 때문에 찾아 보기로 했다. 


55p.  세상에 비싸면서 안 좋은 것은 흔하지만 싸면서 좋은 것은 드물다.


61p.  보장한다는 말은 대개 그 약속을 지키지 않겠다는 뜻이다. 


63p. 논리와 이성의 천적은 부조리가 아니라 욕심이다. 


70. 감정에 이성에 우선하는 이유는 외부자극이 생기면 감정적 반응이 이성적 반응보다 짤은 회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성적 인식이 나어기 전에 이미 감정이 결론을 내리고 인식은 그에 따를 뿐이다. 


105p. 단순한 것이 가장 강력하다. 그리고 시간과 체력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129. 사람의 기억은 잘 쉽게 변하고, 변한 후에는 고집스럽다.


133p. 검사공동체 원칙 - 검사 한명이 잘못하면 모든 검사가 같이 책임지는 것


135p. 이타심은 건물의 장식품과 같다. 그러나 정의는 건물의 기둥과 같다 - 애덤 스미스.


147p. 한이 많은 사람들을 상대할 때,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다. 


153p. 망각은 잊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억으로 덮는 것이다. 


144p. 테일러 스위프트 팬인 딸에게 산울림 이야기를 해 봐야 아무 소용없는 것과 같다.


168p. 정보 한줄이 전부였다. 바넷 뉴먼의 그림처럼 간결했다. 


180p. 어느 조직이든 전선에서 떨어질수록, 총구에서 멀어질수록 승진과 보직의 기회가 많다.


186p. 그렇게 피해자들은 사라졌고 가해자들은 승리했으며 학교폭력은 더욱 악랄해지고 은밀해졌다.


193p. 나는 늘 피해자들에게 너는 소중하고 무엇보다 존엄하다고 말해주고는 했다. 그리고 가해자들과 친구가 되려고 노력할 필요없다고, 화해하거나 용서하거나 노력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존엄한 것은 양보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화해를 강조하지 마라. 


194p. 슬라보예 지젝은 말했다. "진정 용서하고 망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응징 혹은 정당한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죄인이 적절하게 징벌되고 나서야 나는 움직일 수 있고, 그 모든 일과 작별할 수 있다"


203p. 후배들은 내가 조사하는 모습을 보고 '구걸수사의 달인'이라고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220p. 검사는 사람공부하기 좋은 자리이다. 


225p. 법(法)이란 더러운 것을 싫어하는 상상속의 동물 해태(獬)가 죄지은 사람 쪽으로 가서(去) 그 사람을 물어죽인다는 뜻이다. 


227p.  시간에도 대기원근법이 존재한다. 시간이 쌓이면 자신의 생각은 사라지고 점차 주변의 색깔에 묻힌다. 


231p.  역사책을 보며 늘 느끼는 건데 바른말을 하는 자는 대게 죽는다. 충언은 몸에 해롭다. 왕이 아니라 충신의 몸에.


233p. 양념과 아부는 비슷하다. 재료가 좋으면 별로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