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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나들이

혼자 떠나는 제주 스케치 여행 - 2일차

일상예술가 2014. 3. 9. 16:26

3월 5일.

둘째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맑군요.



그런데 바람이 엄청나게 심하게 붑니다.


수필하우스의 꽃과 풀도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필하우스의 자랑 장모님 표 아침 식사.




매일 이렇게 먹으면 정말 건강해질 것 같습니다.

옆집 아저씨가 잡아온 갈치와 톳.

정말 맛있습니다. 최고입니다. 하하!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성산 일출봉으로 향합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스케치하려고요.



그러나.....


중간 정도 오르다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립니다.

스케치는커녕 가만히 있어도 몸이 날아갈 것만 같은 강한 바람입니다.



지나는 길에 성산항에 잠시 멈추었습니다.




항구에 정박해 있는 어선을 보며 작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 복잡해 보이는 저 배 위의 장비도 사실은 간단한 것들이 모여있는 것이다.

- 아무리 간단한 것이라도 저마다의 기능과 역할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다시 세화해수욕장으로 향합니다. 




이곳의 카페 젬 공작소에서는 

매월 5일과 20일에 정착민(?)들의 '벨롱장터'가 열립니다. 




벨롱은 제주도 말로 '반짝'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인지 딱 1시간만 열리는 장터. 







입소문을 타고 점점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가 되었습니다.



할머니 한 분이 마르메르잼을 파시는데

계속 '무슨 쨈이예요? 얼마예요?' 두 가지 질문에 답을 무한 반복 하십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수채화용 스케치북과 마커로 간단한 메뉴판을 만들어 드립니다. 




할머니 연신 고맙다고 하시며

빵에 쨈을 발라주십니다.

참 달콤&쌉싸름한 맛이 좋네요. 


옆 테이블 아주머니도

만들어드렸습니다. 

덕분에 멋진 고급 에코백을

50% 할인해서 샀습니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진정한 행복의 한 조각 인 것 같습니다.


세화5일장 안에 있는 국밥집에서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비자림으로 향합니다. 



비자나무는 한자 非를 닮아서 비자나무라고 한답니다.

씨앗을 먹으면 몸 안의 기생충이 없어지고

목재는 최고급 바둑판을 만든답니다. 



한 시간 정도 숲길을 걸으며 피톤치드로 산림욕을 합니다.




천천히 걷고 천천히 만지며 천천히 봅니다.

혼자 여행의 좋은 점은

말이 없으니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바람을 맞으며 숲길을 걸으니

따뜻한 커피가 생각납니다.


아내가 추천해 준 카페가 생각났습니다. 

종달리의 새로운 카페.

이름도 정겨운 동네카페.




올레길에서 만난 부부가 올레길 근처에

카페를 차렸습니다.





더치 아메리카노와 함께 달달한 간식이

먹고 싶었는데 메뉴에는 없네요.

마음씨 고운 여사장님이

도넛을 넉넉하게 나눠 주십니다.


저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제가 그린 수채화 엽서 10종 세트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스케치북을 펴고 천천히 그림을 그립니다. 

2시간이 다시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갑니다.




사장님 부부가 제가 그리고 있던 카페 내부 풍경을 무척 좋아하십니다.

엽서를 제작할 수 있도록 완성해서

보내드리기로 했습니다.


완성된 스케치


옆에 계시던 다른 분도 자신의 가계를

개업할 예정이라고 하십니다.

다음번에는 그곳을 방문해 보겠습니다.


사장님의 지인께서 가까운 곳에서

도자기 공방을 허신다고 합니다.  

내일 오전에는 공방을 방문하기로 약속합니다. 


지금까지는 제주의 자연을 보러왔습니다.

이제부터는 제주의 친구를 만들러 오겠습니다.

그림은 새로운 친구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힘이 있습니다.


벌써 해가 떨어지려고 합니다. 

종달리 순희네 밥상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창작활동을 합니다. 


낮에 비자림 가서 피톤치드를

가슴 가득 채우고 오니

창조적 에너지가 넘쳐납니다.


페북 친구들의 '무례한 초상화'를 그려봅니다.





무례한 초상화는 3가지 펜을 사용해 그립니다. 



컵라면처럼 3분에 뚝딱 그리는

연습을 계속해봅니다.


계속 연습하면 더욱 빠르게, 더욱 신 나게

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례한 초상화의 원본은 이곳에 있습니다.


http://www.flickr.com/photos/phploveme/sets/72157640721686753/



둘째 날이 이렇게 금방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