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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DSLR 입문자는 어떤 순서로 장비를 질러야 하는가?

일상예술가 2006. 3. 20. 17:54
이글은 엔트리급의 DSLR 을 구입하고
처음으로 DSLR 계에 발을 들여 놓은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해 있고 slrclub,dcinside 과 같은 훌륭한 사이트가 있어
좋은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지만
제가 처음 미놀타 X-700 을 얻게된 1980년대는 사실 정보 얻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죠. 어쩌면 정보를 얻는 방법을 몰랐을지도...

아무튼 저는 X-700 에 포함된 50mm 렌즈 하나만 10년을 넘게 썼는데
사실 창피한 말이지만 저는 이게 다른 화각의 렌즈로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X-700을 구입한지 1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청소(먼지털기)를 용이하게 하기위해
렌즈가 분리되는 줄 알고 있었죠  -_-;


아무튼 제 주위에서 SLR을 처음 시작하신 분들이
어떤 장비를 먼저 사야 하냐고 많이 물어 보시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여러분의 선호도와 자금력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경험이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간의 기억을 살려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저는 장비구매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합니다.

- 단품의 가격이 가능하면 100만을 넘지 않는다.
- 뽀대 보다는 가격대비 성능비를 따라가자.
- 가족과 함께 다녀야 하니 가능하면 가볍고 컴팩트한 것.


시작합니다.

1) 2003년 가을 - EOS 300D 번들 세트가 도착하다

2003년 10월 300D 가 제 손에 들어 오게 되었습니다.
컴팩트형 디지털 카메라만 써 보니 늘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던 SLR 의 로망...

저렴한 가격과 가벼운 무게로 DSLR 입문용으로 손색이 없는 찬사를 받으며
등장한 300D는 저의 가슴을 설래이게 했습니다
예전의 미놀타 X-700 의 셔터감을 회상하며 눌러본 첫 샷은
잉! 왠 플라스틱이 둔하게 달각거리는 느낌 --;

그러만 번들(EFs 18-55) 결과물은 상당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이제 부터 때와 장소, 날씨를 가리지 않는
우리가족의 본격적인 주말나들이가 시작되었습니다.

번들로 찍은 이미지 몇장










2) 며칠후... 조그만 가방이 필요하다!  베네통?

300D 번들세트를 구입한 후에 제일 먼저 필요하게 된 악세서리는
가방이었습니다.
가능하면 작고 이쁜 걸로 고른것이 배네통 코르티나 305 NB  였는데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장비가 늘어남에 따라 얼마 못가 좀더 큰 가방이 필요하게 되더군요.

만일

"난 끝까지 번들세트와 50mm F1.8로 버틸 수 있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작은 가방을 사시고
아니라면 나중을 생각해서 렌즈 3~4개 쯤 넉넉하게 수납이 가능한 가방을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 장점 ]
- 이쁘고 귀엽다
- 비교적 작다
- 디자인이 고급스럽다

[ 단점 ]
- 크기에 비해 고가
- 너무 작다!
- 쿠션이 좀 딱딱한 느낌이 난다

추천 대상자
- SLR에 처음입문 해 장비가 별로 없는 분
- 카메라 가방같지 않은 가방을 찾는 분
- 가벼운 나들이용 가방을 찾는 분


3) 아웃포커싱을 원해? 표준단렌즈 EF 50mm F 1.8 을 구입하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DSLR 입문자가 가장 먼저 구입하는 렌즈가 바로
EF 50mm F 1.8 이 아닐까 싶네요.

1:1 화각으 필름카메라와 달리 1.6 크랍바디에서는
초점거리가 80mm 가 된다는 부담이 있지만
최고의 가격대비 성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 장점 ]
- 1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아웃포커싱
- 밝은 조리개
- 가벼움

[ 단점 ]
- 충격에 약해 쉽게 두 동강난다.


이 렌즈는 굿이 고민 하지 마시고
부담없이 바로 질러버리시면 되겠습니다.

이곳 게시판에 좋은 사용기도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4) 표준줌이 필요하네! - 탐론 28-75 F2.8 을 구입하다.

300D 구입 후 얼마후 딸아이의 재롱잔치에 가서
드디어 첫번째 좌절을 맛 보았습니다.

50mm 1.8 는 밝기는 했지만 너무 단조로운 구도의 사진만을 얻을 수 있었고
번들은 실내 공연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습니다.  

결국 고정 조리개의 표준줌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그리하여 고민 끝에 때마침 폭풍의 눈으로 등장한 탐론 28-75 F2.8 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 장점 ]
- 뛰어난 가격대비 성능
- 무난한 디자인과 후드 포함

[ 단점  ]
- 약간 느린 포커싱
- 저광량시 AF의 낮은 성능
- 제품간 품질 편차




5) 실내사진? - 스트로브의 필요성을 느끼다.

F2.8의 비교적 밝은 표준줌을 갖게 되니 점점 실내사진이 많아 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구입한 것이 SIGMA 500DG Super 입니다.

캐논의 550EX에 비해 외관이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거의 동일한 기능과 뛰어난 가격대비 성능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용기는 생각하고 샘플 이미지 몇장 구경하시겠습니다.










6) 가방을 바꾸자! - Lowepro 미니트래커 AW

서서히 장비가 많아 짐에 따라 첫번째 가방이 2개월도 안되어
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배낭형 가방을 찾게 되었고
그리하여 Lowepro 미니트래커 AW 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장비들은 한참 후의 모습이네요.



[ 장점 ]
- 등에 착 붙는 뛰어난 착용감
- 튼튼함과 방수성
- 삼각대 부착 가능

[ 단점 ]
-상당히 묵직하다 (1.1kg)
-모양이 좀 투박하다(닌자 거북이?)
-10만원이 넘는 부담스러운 가격



7) 자. 이제 삼각대도 필요하다

가방을 바꾸고 장비도 어느 정도 늘어나니
슬슬 나들이나 늘어나고 야간에도 촬영이 계속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삼각대의 필요성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고 국민 삼각대

맨프로토 190 pro + 322 rc2 를 구입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녀석 참 무겁더군요.

한창 때는 정말 부지런히 들고 다녔는데
요즘은 트렁크에서 잠 자고 있습니다.


이녀석 들고 나가 찍은 사진 몇장 보시겠습니다.












8) 2003년 겨울 - 광각계줌 시그마 12-24mm F/4.5-5.6

장비가 하나 둘 늘어 나니, 점점 가족 여행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가까운 근교로 다녔는데 나중에는
전국의 명승지를 찾아 나서게 되더군요.

좋은 풍경을 보니 욕심이 생겨 구입하게 된 광각계 줌 렌즈가 바로
진정한 광각의 세계를 보여주는 시그마의 역작 시그마 12-24mm F/4.5-5.6  입니다.


[ 장점  ]

- 뛰어난 외형
- 리얼 1:1 지원
- L렌즈와 맞먹는 성능

[단점 ]

- 헝그리 이용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
- 어두운 조리개 값
- UV 필터 사용이 불가능











9) 2004년 봄- 망원줌 EF 70-200 F4 애기백통을 을 구입하다.

300D 를 6개월 동안 사용하면서 전혀 망원은 필요성을 못 느끼다가
날씨가 따뜻해지고 , 아이들을  열심히 쫓아다니다 보니 생각이 바뀌더군요.




개인적으로 과도한 아웃 포커싱을 애호하지는 않아서
적당한 거리에서 자연스러운 인물 모습을 담기에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실내공연에 사용하기에는 약간 아쉬움이 있지만
F4L으로 불가능하면 2.8L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


누군가 "왜 캐논을 쓰십니까?"  라고 묻는다면
"캐논에는 애기빽통이 있기 때문이죠" 라고 말할 수 있는 렌즈라고 할까...
70-200 2.8보다 조금 어두운 것 외에는 화질과 색감에서 거의 완벽한 것 같습니다

[ 장점 ]
- 깃털 같은 가벼움
- 만족스러운 선예도,색감
- 귀여운 모습

[ 단점 ]
- 삼각 대거치대 별매
- A/S 센터 방문 필수 (70mm 에서 대부분 후핀)
- 밥그룻 후드
( 개인적으로는 애기빽통에는 밥그릇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










10) 2004년 여름 -  탐론 17-35  를 구입하다.


CPL필터를 끼울 수가 없고 과도한 광각의 부담과
인물사진에서의 부족함 때문에  시그마 12-24 는
봄이 되면서  팔려 나가게 됩니다.

탐론 17-35 F2.8-4 는 지금까지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렌즈로
우리가족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장점]

- 화사한 색감
- 뛰어난 선예도
- 광각측 F/2.8 밝기
- 줌 전역 30cm 접사 거리
- 편리한 렌즈캡 ㅠㅠ;

[단점]
- 수수한 외관
- 느린 포커싱
- 저광량하의 포커싱 성능
- 주변부의 약간의 디스토션












11) 2004년 가을 - 300D 아스팔트로 추락하다

예전에 누군가 그러더군요. 미니트래커는 종종 지퍼가 열리면서 장비가 추락한다고...
이말을 입증하는 일이 제게 일어 났습니다.  --;

저의 소중한 친구 300D가 저의 부주의로 주차장 바닥에 사정없이 굴러 버린 것입니다.

천만 다행인게 어느 고마운 분(?)이 몰래 버리신 쓰레기 봉지 위로 떨어지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추락 당시의 처참한 상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탐론 17-35 렌즈는 포커싱이 불능, 프레임 변형으로 필터 제거 불가능,
바디의 뷰파인더 미러는 뒤틀렸지만 겨우겨우 촬영은 가능한 상태라
주말에 계획된 촬영일정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 탐론 17-35 는 신태양 정품인 관계로 3일만에 멀쩡하게 수리되어 돌아 왔고
300D는 팬타미러 박스 전체 교체 ( AS비용 수십만원!) 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결국 그 후 몇주 간  열심히 봉사한 300D 는
20D 의 출시와 더불어 어느 대학생에게 60여 만원 이라는
헐값에 팔려가게 됩니다.

그 뒤 20D를 거쳐 현재 5D를 잘 사용하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장비 구매 순서를 2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렌 즈 ] : 표준 단렌즈 - 표준 줌렌즈 - 광각 줌렌즈 - 망원 줌렌즈
[악세사리] : 메모리 - 가방 - 스트로브 - 삼각대 - 큰가방 - 메모리

 

좋은 사진은 장비가 아닌 생활습관(?),
즉 피사체에 대한 사랑과 부지런함이 만들어낸다
는 생각을 가지고
이상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