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숙제 (2)
lovesera: ART of VIRTUE
지금으로 부터 어언 30년전... 제가 국민학생 때. 해마다 찾아오는 2번의 방학 때마다 저의 특기가 발휘되는 날이 있었으니 바로 개학 전날. 저는 방학 내내 밀린 숙제를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하루만에 해치우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이제보니 초등학생 3학년으로 올라가는 우리 둘째 준영이도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군요. 방학 내내 뒹굴뒹굴 놀더니 그나마 엄마의 잔소리에 힘입어 일기만 겨우 써 놓았더라구요. 자! 아빠와 함께 3가지 숙제를 후다닥 해 치우기로 의기투합했습니다. 1. 그리기 설 연휴에 다녀온 부산여행. 해운대 바다에서 본 갈매기를 그리겠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크레파스화로 시작했는데 욕심이 생기더니만... 펜으로 그린 세밀화로 전환. "아빠! 사진에는 안 보이는 깃털을 그려주고 싶어요"..
며칠 전, 회사에서 야근을 조금 하고 있는데 사랑하는 아들! 준영이(초등 1학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내일 학교에 나만의 화분을 만들어 가야 해요. 퇴근 할 때 작은 화초 꼭 사오세요!" "응~ 그래 걱정마!" 전화를 끊고 퇴근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직장에서 집까지 거리가 좀 되는 지라 겨우 겨우 문 닫기 직전 집 앞 꽃가게에 도착, 마음에 쏙 드는 귀여운 화분을 샀죠. 준영이와 함께 1.5L PET병을 잘라 흙을 담고 멋진 화분을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마무리는 화초 이름을 쓸 차례. 그런데.... 아뿔사!!! 급하게 사 오느라 이름을 물어 보지 못했습니다. 집에 있는 식물 도감에도 안나오고,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기도 애매하고, 꽃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고, 화초 이름도 모르고 사온 바보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