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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두번째 런던 출장기 4부 - 런던의 박물관 본문

여행과 나들이

[여행] 두번째 런던 출장기 4부 - 런던의 박물관

일상예술가 2008. 7. 24. 15:48

런던 출장의 마지막 날.

비행기 시간이 밤 9:30이니 하루 정도 시간이 생깁니다.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한 뒤 짐을 맡기고 거리로 나갔습니다.

어느 나라를 가던지 그 나라를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거리를 산책하는 것과 박물관에 가 보는 것이죠.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책의 제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어느 책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대인관계의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 중 한가지는
바로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는 연습을 하는 것"


오늘은 South Kensington역 북쪽의 Exhibition Road를 갈 예정입니다.

이 거리에는 3 개의 유명한 박물관이 있습니다.
Natural Histroy Museum(자연사 박물관), Science Museum(과학 박물관),
Victoria & Albert Museum(빅토리아&알버트 박물관) 입니다.

이 세 박물관은 2001년부터 모두 입장료가 무료가 되어 아무나 쉽게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무료는 아니고 기부금 제도로 운영됩니다.

우선 찾아간 곳은 런던 과학박물관 입니다.


이곳은 과학 및 산업 관련 3대 박물관중 하나라고 합니다.
45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과학 큐레이터만 70명에 달한다니 자랑할 만 합니다.


게다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아폴로10호 지구 귀환선을
임대해 올 정도의 교섭력도 가지고 있군요.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것은 바로 5층에 있는  Launchpad(발사대?) 입니다.

각종 과학 원리를 이용한 체험장인데
아이들이 정말 신나게 놀고 있더군요.




기구들도 안전해 보이고 저도 막 함께 놀고 싶어질 정도였죠.



런던 과학 박물관의 감동에 이어 찾아간 곳은 바로 길 건너
빅토리아&알버트 박물관 입니다.



알버트(Albert)는 빅토리아(Victoria) 여왕의 부군의 이름이죠
영국에서는 줄여서 V&A 라 부르죠. 무슨 패션 브랜드 같은 느낌이 나네요.


알버트 공이 부인이었던 빅토리아 여왕을 위해 수집한
미술품과 공예품을 전시하기 위해 시작된 박물관이
지금은 엄청난 박물관이 되었답니다.



박물관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입니다.
대영 박물관은 워낙 유명한 곳이라 많은 관광객과
특히 유럽 각지에서 온 학생들로 시끌벅적하지만
V&A는 오히려 조용하고 차분합니다.


삼성에서 후원해 만든 한국관도 있긴 하지만
중국관이나 일본관에 비해서는 안타까울 정도로 초라합니다. ㅠㅠ;

가장 멋진 곳은 캐스트 코트(Cast court)로
유명 예술품의 복제품(캐스트)을 모아놓은 곳입니다.

이집트, 로마, 이탈리아 등 전세계의 유명 작품을
본떠서 만든 가짜를 전시해 놓는 곳이죠.

그러나 디테일과 규모는 진품과 거의 흡사하고
가까이에서 한가롭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진품보다 더 교육적 효과가 높습니다.

그래서인지 박물관 안에서 스케치 연습을 하는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대영박물관 보다
빅토리아 & 알버트 박물관이 더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두 곳의 박물관 사진은 아래 Flickr 에서 구경하세요.
http://flickr.com/photos/phploveme/sets/72157606232840778/detail/


이제 서서히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진정한 여행은 혼자 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지만
저는 사실 가족들을 두고 저만 온 탓에
혼자 많이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미안해 지네요.

그러나 바쁘고 할일이 많을 때 일 수록 모든 사람들(특히 남성들!)은
혼자 조용히 생각을 하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합니다.

하루 하루를 반성해 볼 수 있는 짧은 시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분명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겁니다.